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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친 눈길의 페이지

키스-강정

 누군가 시집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제일 처음 떠오를 시집이다. 하지만 쉽사리 건네줄 수 없는 시집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내가 추구하고자하는 문학관과 깊은 유사성을 느낄 수도, 아득하게 먼 장엄한 무게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행위로 시작해서 한 인간의 역사성을 확인하고, 더 나아가 지구의 틈을 확인하는 과정속에서 객체는 주로 여성으로 등장한다. 그 여성은 「영화」에서의 누이처럼 자신을 확인하는 도우미나 이정표처럼 나타나기도 하고 「고등어 연인」지상의 마지막 오후를 함께하는 영원한 未知의 동반자로, 혹은 「그녀라는 커다른 숨구멍, 혹은 시선의 감옥」의 '검붉은 돌기와 미끈한 점액'에 불과한 존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대체로 그의 인상적인 시는 제목 그대로 '키스'나 해설에서 말했던 '애무'의 과정들이 시에서 무언가를 추구하는 과정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그러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그는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다.「급정한 바퀴에 대한 단상」,「마술사의 아이」같은 작품에서도 「키스」와 「카메라, 키메라」에서 말했던 그의 세상을 엿볼 수 있다.

 시에서도 눈길을 뗄 수 없긴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당황스러운 것은 굉장히 그로테스크한 그림들이다. 무언가 혼재되어 있는 것 같은 이런 그림들은 보기 거북하기도하지만 잘 어울리는 감이 있다. 「키스」와「노래」가 특히 좋았다. 짱짱


키스

저자
강정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2008-10-17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마력의 언어로 그려진 새로운 세계! 강정 시집『키스』.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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