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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친 단어들의 조합

도형의 역사

나라는 게 존재한다는 걸 자각한 그 순간
도형으로 따지자면 원의 형상이었다
360° 어느 각도로 보나 달라지질 않았다

너무 평평한 게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 때
저 혼자의 개성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배턴터치했고
원의 형상을 갈아 넣어 1.618:1의 비율의 직사각형으로 주조했다
세로로 긴 황금비율은 누가 봐도 호감형이었고
누구나 좋아라하는 형태였다

근데 씨발 볼 때마다 빌어먹을 돈이 자꾸 생각나
그래서 숫돌에 대고 양변을 균일하게 갈았다
예각 하나와 둔각 둘을 가진 이등변삼각형
예리한 날을 가져 흡족해 여기저기 찔러대면


근데 뾰족한건 자꾸 깨져
떨어져 나간 살점은 허물이 되어 흩어졌다
서있을 곳이 없었다
점으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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