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치우친 눈길의 페이지

변신-히가시노 게이고

 

내 보수적인? 아니면 도전을 두려워하는? 변화를 싫어하는? 이런 습성때문에 일본작가나 유럽작가들의 소설은 한국 문학의 시장을 침략하는 외래종으로 보여서 괜히 읽기 싫었다. 그래도 이런 편견을 깨보려고 몇 안되는 작품을 읽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것 같아 읽어보려고 했다.

 내가 처음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은 '게임의 이름은 유괴' 였다. 그 책을 읽으면서는 재밌네. 이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변신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전에 읽었던 책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어쩌면 내가 히가시노의 대표작을 읽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두 작품이나 용의자 x의 헌신을 읽고 느낀 건 잘 팔리는 소설임에는 틀림없지만 뭔가 실망스러웠다. 거기서 거기인 느낌이 들었고. 그냥 내가 막연히 외국작가를 싫어해야한다는 의무감?이 만들어낸 느낌일 수도 있겠고. 아마 그 이유가 제일 커보인다.

 주인공인 준이치는 여자아이를 구하려고 대신 총에 맞고 사망에 이르지만 뇌 이식수술을 받고 살아난다. 하지만 후유증인지, 그의 인격은 점점 변화하게 되고 잘 그리던 그림의 영감은 받을 수 없고 오히려 거리가 멀었던 음악에 관심이 간다. 그에게 뇌를 제공했다는 도너의 정체에 의심을 품은 준이치는 정체를 알고 나서 폭주한다.

  ["글쎄요. 신용카드로 계산해서 잘은 모르지만 10만엔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부모는 원래 자식을 위해 돈을 쓰는 것 자체로 만족해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럼 이만……."
 마음속에서 격렬한 증오가 솟구쳤다. 우스이가 문을 닫는 것과 거의 도잇에 나는 싱크대 서랍에서 과도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꽉 부여잡고 현관문 손잡이에 손을 내밀었다.
 다음 순간, 전화벨이 시끄럽게 울려댔다. 정신을 차리고 저주스러운 물건이라도 되는 양 칼을 싱크대에 내던졌다. 지금의 내 마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까? 나는 무슨 짓을 하려던 걸까?]

 중반쯤 이르렀을때, 소설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뻔히 보였고, 그 수법은 전에 읽었던 소설을 답습하는 것 같았다. 아쉬운 것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나오코의 몸에 브랜디를 부은 것을 브랜디가 아닌 위스키를 붓고 태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와카오도 왜 등장시켰는지 의문이다. 인물의 낭비. 이만원을 딱 채우려고 이 책을 골랐던 나에게 실망함.


변신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출판사
창해 | 2005-07-2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우리나라의 황우석 박사는 얼마 전 환자 체세포 복제를 통해 배아...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