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온다는 말이든
함박눈이 내린다는 말이든
모두 관계 없을 말이다
자궁보다도 좁은 자리를
더듬거리며 사수하는 자세는
점점 눅눅해진다
윤이 나지만
속이 메마른 양 한마리가
꾸덕꾸덕한 침묵의 눈길을 보낸다
그리고는 더러운 털에 눈을 온통 뭍힌다
저녁마다 챙겨보는 뉴스에서
거지몰골을 하고 다니는 양떼는 삼분도 나오지 않았다
취재 기자도 양이고 말을 받는 앵커도 양이다
나만이 가만히 앉아 뉴스를 보고
리모컨을 집으려 손을 드는데
어느새
발굽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