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친 눈길의 페이지

더블 side A-박민규

239★ 2014. 6. 26. 14:13

 사이드 비는 예전에 읽었다. 사이드 비라는 어감 자체가 사이드 에이보다 뭔가 좋았고 side-b라는 힙합그룹도 왠지 모르게 연상되었다. 사이드 비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하고 읽었다.

 사실 다른작가들에게서는 찾기 힘든 면이 너무 많다. 장편에서는 좀 덜하겠지만 단편에서는 그의 소위 또라이 기질이 팍팍 느껴진다! 또라이 기질이 아니면 성적인 코드가 자주 등장한다. 이런 비범한 작품들 사이에서 그나마 비범하지 않은? 작품을 손에 꼽자면 '근처'나 '누런 강 배 한척'일 것이다. 이 두 작품이 황순원 문학상과 이효석 문학상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또 내가 괜찮게 읽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두 작품 나름대로 작품성이 있으므로 받은 것이 맞겠지만 왠지 그의 다른 소설들이 만들어 준 그런 것 같다. 이상한? 소설들 사이에 왠지 정상적으로 보이는 소설이 있으니 괜찮아 보이는 걸지도 하하…….

 어쨌든 박민규는 한입으로 두말하지 않는 소설을 쓴다. 겉과 속이 같은 소설을 쓴다는 얘기다. 소재도 그렇거니와 전개방식, 문체 모든 게 그의 의도대로 인 것이 분명하다.나는 그럴 듯한 소리를 하는 사람보다는 나와 반대되는 입장이라도 모든 것을 하나의 논리로 일관하는 사람이 좋다. 그래서 박민규가 좋은지도 모르겠다.

 [누가 문학을 하실 겁니까? 다시 확성된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뜻밖의 질문에 우리는 서로 난감한 심정이었다. 쿡쿡, 나는 태권소년의 옆구리를 찔렀다. 태권소녀는, 그러나 말없이 고개를 떨구더니 흐느끼는 목소리로 이렇게 속삭였다. 아빠... 저 실은 축구가 하고 싶어요. 아아, 이거야 원 나는 곤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생님의 말씀 못들었니? 나는 재차 태권소년의 옆구리를 찔렀다. 저 사실은... 축구도 잘한단 말이에요. 태권소년은 결국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축구도 잘해요 中

 '양을 만든 그분게서 당신을 만드셨을까?'에서는 굉장히 반가웠다. 그제 읽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소재를 차용하여 '고'와 '도'가 등장하는데 그 나름대로의 해석이 즐거웠고 또 도움이 많이 됬다. 물론 더 갈피를 잡을 수 없었지만. '깊'은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끝까지 이럴래?'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썼으나 뭔가 인상이 찌푸려지는 그런 소설이었다. 전체적으로 뭐랄까. 코스트코에 가면 양파를 채썰은 것에 케챱이나 머스타드 소스를 뿌려먹는 그런 사이드 메뉴 같은 게 있는데, 그런 것을 피자를 다 먹은 다음에 한접씨 가득 먹은 느낌이엇다. side B가 조금 더 좋은 느낌.


더블 side A

저자
박민규 지음
출판사
창비 | 2010-11-1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10년 11월 22일 출간 | 303쪽 | 규격外이 책이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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