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 2019. 5. 10. 03:42

시침은 천천히
너를 좇는 내 시선을 긁어갔다
주인공이 떠나버린 영화의
엔딩 크레딧 앞에서
나는 한동안 머물렀다

분침은 태연히
너를 찾던 내 손길을 다독였다
가로등이 내리는 밝은빛에
고개가 너무 무거워서
나는 길위에 멈춰섰다

그리고 이제와,
시침은 빠르게
영화의 막이 내린 그날로
내 손을 잡아끈다

재촉에 못이겨 닿은 그곳엔
막 멎은 울음을 추스리느라
코끝이 빨개진 내가 있었다

까마득한 어둠을 제치고
인기척에 설레어
달려오는 나를 보며

주저앉아 울고말았다.
너는 찾아오지 않았음을
알고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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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쓴 메일함을 오랜만에 돌아보다가 이런 글이 있었다

내 글인지도 확신하지 못하겠다.

시를 이야기하지만 시와 멀어진 삶을 살게 되었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