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친 눈길의 페이지

혀끝의 남자-백민석

239★ 2014. 9. 30. 00:19

 절필한줄로만 알았던 그의 소식을 대거리에서 한 후배에게 들었다. 뭔가 배신당한 느낌이었다. 절대 돌아오지 않을줄 알았는데, 뭔가 그의 문학은 그것으로 영원할 줄로만 알았는데. 아무것도 그에 대해 한 것이 없고 책을 열심히 찾아 읽었던 애독자도 아닌데 까닭을 모를 씁쓸함이 있었다.


 그를 기억하는 것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이다. 대학 새내기때, 문학을 좋아해보겠다고 무턱대고 국어과에 입학한 아이가 읽고 감탄하기에 너무 좋은 소설이었다. 처음보는 것이었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더이상 책을 내지 않았고 나는 더 많은 책을 읽었다. 편혜영을 읽었고 박민규를 읽었으며 김사과를 읽었다 . 어디서 이런 느낌을 받아본 것 같기도 했는데 알 수 없었다. 비로소 오늘에야 깨달았다. 무언가 원형을 가지고있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면 좀더 다른이들과는 다르게 그것과 가까운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안양천을 지나면서 왠지모를 꺼림칙함이 그랬고 알 수 없는 게임을 하는 서점에서 그랬다.


 이 책의 대다수는 원래 냈던 소설을 고쳐쓴 것이 대부분이라고 하는데 표제작인 혀끝의 남자는 신작이라고 한다. 이 작품이야말로 요즘 팔리는. 요즘 쓰이는 소설을 백민석식으로 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백민석식이라는 것이지 완전히 새롭다는 느낌은 못받았다. 왠지 이국적인 느낌을 풍기는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나의 취향이 잔뜩 개입한 것 같지만 어쨌든 잘 읽었다. 와줘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