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뤄 놓은 일 텅 빈 커피컵을 깨끗이 씻어 분리수거함에 쌓아 놓는 일 해가 떨어지는 쇼파 쿠션을 정리하는 일 근사한 위스키 한 병을 사 방금 설거지한 머그컵에 따라 마시는 일 기사 댓글에 화나요를 누르는 일 내용 없이 경계만을 떠도는 일 새벽에 잘 싸기 위해 요거트를 주문하는 일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가 빠져나간다는 문자를 삭제하는 일 그제를 걱정하며 위안을 얻는 일 취기가 모자라 맥주 한 캔을 더 꺼내는 일 미뤄 놓는 일 더보기 우리들의 시간 시계 초침이 들릴 때 너, 생각 한다 꾸준히 커져가는 숫자만큼에 마음이 비례하고 날로 변하는 기울기만큼 사이가 가파라진다 똑, 딱, 똑딱 교차하는 모음처럼 조화로울 우리를 상상하며 더보기 내일만은 지금은 헛되이 흐르고 삿된 희망으로 헛배 불러온다 노력 없이 잉태한 습관적인 식사의 헛헛함 나는 성모 마리아 퍼낼 수 없는 순진함을 홀로 안고 있는 내일만은 성모 마리아 언젠가는 이 태아를 난산으로 낳으리라 탯줄을 붙잡고 우두커니 서있다 그렇게 하여 존재하게 되었다 상대를 알 수 없어 끝맺지 못하는 이제는 난간 아슬히 움켜쥐는 더보기 이전 1 2 3 4 ··· 77 다음